전북 민영이 母

언젠가부터 TV에서 알록달록 예쁜 주판이 선보이더니, 뉴스에서는 주산이 다시 부활된다고 방송하는 

걸 본 순간, "학원이 가까이 있다면 우리 아이들을 보낼텐데" 라고 생각하던 차에 우리 아파트 앞 베란다

에 예스셈이란 현수막이 걸려 있는걸 보고,"도대체 저기에 누가 살고 있지?" , "과연 누가 가르칠까?" 란 

궁금증도 생겨났다. 아파트 현관 앞에서 아이들과 놀 때 가끔 보이던 이웃이 그 집에 산다는 소리에 연락

을 하려다가 그냥 시간만 보내고 있을 때, 어느 날, 그 이웃과 마주치게 되어 "아하!이 때 물어봐야겠다." 

싶어서 조목조목 물어봤다. 아이들을 직접 가르칠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당당한 모습과 자신감에 우리 

아이들을 맡겨도 안심이겠다는 믿음을 갖고 헤어졌다.

내겐 너무 예쁘고 사랑스런 우리 아이들...

이제 7살, 우리 아이들은 일란성 쌍둥이고, 1분 차이로 언니, 동생을 가린다. 언니인 민영이는 선천성 1급 

장애가 있어서 24시간 엄마를 필요로 하는 반면, 동생인 민정이는 아주 인정이 많고 똘똘한 아이이다. 

우리 딸들이 주판을 배우면 두뇌개발과 집중력 향상에 분명히 도움이 될 거란 확신을 가지고 예스셈을 

보내기로 더더욱 맘을 굳혔다.

첫 수업을 보내면서 "우리 민영이가 잘 따라 해줄까?" 라고 걱정도 많이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야말

로 괜한 걱정이었다 싶을 정도였다. 왜냐하면, 큰딸 민영이는 정서적으로 안정을 보이기 시작했고, 작은 

딸은 주판과 암산을 여상을 졸업한 나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해주었다. 출석률도 100%였으니까. 

이 모든 것이 나의 탁월한 선택과 선생님의 꼼꼼한 교수 덕이라고 믿고 있다.

어느 날, 예스셈 올림피아드 지역 예선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됐다. 순간 난, 고교 때 "내가 주산자격증 

하나 못 따고 나온 게 후회스러웠는데 내가 하지 못한 것을 우리 쌍둥이들에게 기회를 주시는구나." 하는

기대감에 괜히 좋아서 벙긋벙긋 웃음이 나왔다.

예선준비, 원에선 선생님과 아이들이 하나가 되어 노력했고, 집에선 나와 아이들이 경쟁을 해가며 즐겁

게 플래시 암산을 했다. 나 또한 다시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 들어 좋았다. 그러자 우리 아이들

은 확연히 눈에 띄게 달라지고 있었고, 나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큰 딸이 수술을 받아야 

하는 갑작스런 계획이 짜여 버렸다. 시험은 며칠 안 남았는데...

아이들을 돌봐줄 사람이 없어 나와 아이 셋은 병원에서 보낼 수밖에 없게 되었다. 민영이는 병원에 있지

만 민정이라도 학원에 보낼 수 있는 한 보냈고, 병원 인터넷으로도 암산 연습을 했다. 비록 좋은 성적은 

못 나오더라도 마지막 순간까지는 "최선을 다했다" 라는 마음을 어린 쌍둥이들 마음속에 영롱히 새겨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음속은 민영이가 걱정되고 불안 초조했지만 그래도 나쁜 생각을 떨쳐 버리고 

앞만 보며 가기로 했다. 

선생님은 걱정스럽다며 이 시험은 민영이한테 무리라고 말리는 것을 뒤로 한 채 난 엄마로써 우리 아이

가 혼자서 무얼 해냈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 시험을 치르게 했다. 

드디어 시험 당일.

아픈 민영이를 자리까지 가서 앉혀놓고 "후회없이 최선을 다해." 라고 말하자 쌍둥이들은 "알았어. 

열심히 할게." 라며 나를 안심시켜 주었다. 시험을 치르는 1분이 1시간처럼 너무 길게만 느껴졌다.

"아이들은 어떨까?" , "혹시 아프지 않을까?" , "많이 떨고 있지 않을까?" 별의 별 생각을 다하고 있는데 

무사히 시험을 마치고 나오는 아이들을 본 순간 눈물이 났다.

이렇게 전라북도에 있는 모든 학원에서 오는 아이들끼리의 대회가 내가 낳은 아이들에게는 처음이기에 

문제를 풀고 나오는 쌍둥이들이 너무 자랑스러웠고, 정말 대견스러웠다.

마침 성적발표한 날.

긴장했었다는 민정이와 최선을 다했다는 민영이는 장려상을 받게 됐다. 비록 큰 상은 아니었더라도 기뻤

다. 이런 큰 대회에 참여해서 최선을 다했다는 것에 뜻 깊었다. 아파트 상가에 장려상이라고 우리 쌍둥이

들 이름이 써져 있는 걸 보니 기특했다. 다음에도 기회가 있으니 그땐 더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딸이 됐으

면 하는 맘으로 다음기회를 기다릴 것이다. 우리 딸아이와 선생님의 노력 때문이라도 다음기회를 기다릴

것이다..com/s.js